박지원 "성과 없이 끝난 '명낙 회동'… 걱정과 만감 교차해"

30일, 페이스북 통해 "안타깝다"
"어떻게든 단결해 정권과 싸워야" "늦지 않았다... 더 소통·조율하자"
이상민 "부질없어... 당 폐기해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 관련 15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대해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 전 원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낙' 회동이 성과 없이 이견만 확인하고 끝났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결별의 명분만 쌓이니 걱정과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모두 민주당을 우선시하는 만큼 조율을 이뤄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전·현직 대표들은 민주당의 혁신을 위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진 모르지만 이들의 선당·애당을 의심하는 국민과 당원은 없다"며 "그렇다면 서로 수용·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소통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같은 당 식구끼리 만나 곱셈은 아니더라도 나누기를 하면 되겠느냐"고도 덧붙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견 조율 방식을 언급하며 비교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DJ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생각하게 된다"며 "상인적 현실감각이란 돈 버는 장사꾼의 입장에서 어떻게든 계약·판매·협상을 성사시키려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인적 현실감각은 어떻게든 당을 깨지 않고 단결해 윤석열 독주 정권과 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다시금 두 전·현직 대표가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총선을 목전에 둔 현실에서 이별과 회한은 없어야 한다"며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둘은 더 소통하고 조율해서 국민과 당원에게 상처와 실망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분열하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상민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선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둘의 회동에 대해 "부질없는 짓"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미 '개딸당'으로 변질된 지 오래고 부패·비리에 대한 윤리 불감증, 무기력증 등으로 만신창이가 돼 더는 고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금은 민주당에 대해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라 폐기 처리해야 할 때"라고 했다.

앞서 이날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이 전 대표가 요구해온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이 대표가 명시적으로 거부하면서 이 전 대표는 탈당 및 신당 창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