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의식 잃은 승객... 60대 베테랑 기사가 살렸다

입력
2024.01.04 15:22
수정
2024.01.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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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 지나던 583번 기사 곽동신씨
처음 해본 심폐소생술 20대 승객 구해

부산 서면을 지나던 583번 버스에서 지난해 12월 26일 20대 승객이 쓰러지자 버스기사 곽동신씨가 버스를 갓길에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서면을 지나던 583번 버스에서 지난해 12월 26일 20대 승객이 쓰러지자 버스기사 곽동신씨가 버스를 갓길에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 시내버스 기사가 운행 도중 갑자기 쓰러진 20대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목숨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서면 교차로 인근을 지나던 583번 버스에서 20대 승객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버스를 몰던 곽동신(64)씨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이 쓰러졌다"는 승객들의 외침을 듣고 곧바로 갓길에 버스를 세웠다.

A씨의 상태를 확인한 곽씨는 아무리 흔들어도 반응이 없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다른 승객을 향해 '119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곽씨가 1~2분간 심폐소생술을 하자 A씨는 서서히 눈을 뜨고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이후 곽씨는 소방당국에 A씨를 인계했고, A씨는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넘게 버스를 운전한 베테랑 기사인 곽씨는 처음 해본 심폐소생술로 손님을 살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곽씨는 연합뉴스에 "그동안 부산교통문화연수원 등에 가서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며 "처음 하는 심폐소생술에 긴장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승객 의식이 돌아오자 안도감과 함께 기분이 무척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은 시내버스 기사에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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