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네이버 치지직에 주어진 '특명'…"선정적 이미지 바꿔라"

입력
2024.01.12 09:00
수정
2024.01.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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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서비스 이름 'SOOP'으로 교체
네이버 치지직, 선정적 콘텐츠 차단 필터링 도입

3일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 방송된 한 스트리머의 모습.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3일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 방송된 한 스트리머의 모습.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트위치가 떠난 후 게임 스트리밍(개인 방송)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아프리카TV와 네이버 치지직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런 두 회사에 공통적으로 게임 방송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대중적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게 첫 번째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지 쇄신 나선 아프리카TV, 이름도 바꾼다

아프리카TV의 새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 로고. 아프리카TV 제공

아프리카TV의 새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 로고. 아프리카TV 제공


아프리카TV는 새로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의 글로벌 베타 버전을 2분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SOOP은 생태계의 모든 구성 요소를 아우르는 '숲'처럼 다양한 이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든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뜻한다. 아프리카TV가 공들여왔던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영어·태국어·중국어(간체·번체)를 지원한다.

아프리카TV는 3분기 내에 국내 서비스명도 'SOOP'으로 교체한다. 브랜드이미지(BI), 이용자환경(UI), 도메인, 디자인 등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개편하고 아프리카TV를 상징했던 'BJ(방송 진행자)', '별풍선' 등의 명칭도 바꾼다.

아프리카TV가 SOOP을 띄우는 건 이미지 변화를 노린 전략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TV BJ들이 수입 창출을 위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컸는데 글로벌 플랫폼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프리카TV 관계자는 "해외에선 아프리카라는 표현이 대륙을 뜻하고 TV도 요즘 세대와는 거리가 먼 매체여서 복합적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정성 논란에 놀란 네이버, AI로 관리 강화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네이버 제공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지난달부터 시작한 네이버도 선정성 논란 차단에 분주하다. 3일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인)가 욱일기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해 논란이 되자 치지직은 다음 날 해당 스트리머의 방송 권한을 없앴다. 5일에는 연령 제한이 필요한 라이브·영상 서비스의 시청자를 19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오픈 플랫폼 특성상 스트리머의 돌발 행동을 사전에 100% 차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 치지직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필터링 기술인 '클로바 그린아이(CLOVA GreenEye)'를 적용해 유해 영상을 걸러내고 자회사 인력을 동원해 3교대로 24시간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쾌적한 소통을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재정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뭘까.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운명을 흔들 만한 유명 스트리머들이 활동 장소를 결정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게 플랫폼의 이미지"라며 "게임 시장도 글로벌화되고 팬층이 두터워지고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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