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서 소리도 못 질러"... 횡단보도서 외국인 유학생 폭행한 30대 붙잡혀

입력
2024.01.16 11:30
수정
2024.01.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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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유학생에 주먹 4, 5차례 가격
피해 유학생 "길 한복판 주저앉아 울어"

서울 동대문경찰서.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경찰서.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 유학생을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싱가포르 국적 여성 A씨를 주먹으로 폭행한 30대 남성 B씨를 전날 붙잡아 임의동행 후 조사했다.

B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 30분쯤 휘경동의 한 횡단보도를 건너던 근처 대학 유학생인 A씨를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가 B씨의 주먹에 갑자기 4, 5회 얼굴을 맞았다. A씨는 맞은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를 정도의 경상을 입었다.

당시 주변에 있던 다른 남성이 B씨를 저지하는 사이 A씨는 현장을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B씨가 이미 떠난 뒤였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으로 B씨의 신원을 파악해 붙잡았다. B씨는 가족과 함께 산책하던 중 갑작스럽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A씨의 지인이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A씨가 목격자를 찾고 있다"는 글을 대신 올리며 공론화됐다. A씨는 "횡단보도를 멀쩡히 건너고 있는 도중 반대편에 서 있던 남자가 아무 말 없이 뺨과 코 쪽을 무작정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놀라서 소리도 못 질렀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길 한복판에 주저앉아 한참 울었다"며 "같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번 고민하다 글을 올린다. 경찰 조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목격자나 블랙박스 영상 등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요청에 따라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112 시스템에 등록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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