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기다리다 16회나 가격... 돌 떨어뜨리자 맨손으로 내리쳤다

입력
2024.01.25 21:34
수정
2024.01.26 09:11

[CCTV로 본 배현진 피습 상황]
강남 한복판서 배현진 폭행한 미성년자 검거
야당대표 피습 3주 만에 여당 현역의원 당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 18분쯤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해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 당시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뉴스1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 18분쯤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해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 당시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뉴스1

배현진(41·서울 송파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강남에서 미성년자인 10대 남성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습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1야당 대표가 목 부분을 흉기에 찔린 '정치 테러'가 일어난 지 불과 3주 만에, 여당 현역 의원이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돌에 머리를 맞은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배 의원은 25일 오후 5시 18분쯤 강남구 신사동 인근에서 괴한에게 습격당해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배 의원을 공격한 피의자가 미성년자라고 밝히며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관련 규정에 따라 구체적인 신상정보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현장에서 자신이 15세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이 공개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모자와 흰색 마스크를 쓴 피의자는 한 빌딩 사무실의 입구 쪽에서 서성이다가, 혼자서 나오는 배 의원을 발견하고 뭔가 말을 걸어서 주의를 환기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그는 배 의원에게 다가가 "국회의원 배현진입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 질문에 배 의원이 뭐라 대답을 하며 밖으로 나오자, 피의자가 갑작스레 오른손으로 배 의원의 머리 쪽을 여러 차례 가격하기 시작했다.

피격 당시 배 의원은 피의자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처 대비할 새도 없이 갑자기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피의자가 서너 차례 배 의원의 머리 쪽을 때리다가, 배 의원이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열 차례 이상 배 의원을 내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폭행 장면을 발견하고 다가온 남성들이 강하게 제지하는 상황에서도, 피의자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배 의원을 폭행하는 장면도 영상에서 확인된다. 총 28초 동안 이어지는 동영상에는 피의자가 총 16회나 배 의원의 머리 쪽을 가격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는 배 의원을 내리치던 도중 손에 쥔 돌을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했는데, 돌을 손에서 놓치자 맨손으로 배 의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현장 경찰관 등의 말을 종합하면, 배 의원 폭행에 사용된 돌은 손바닥 절반 정도 되는 크기였다고 한다. 배 의원을 돌로 때린 피의자는 특수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어, 강남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피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범행 동기와 과정 등을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순천향대병원에 후송될 당시 배 의원은 의식이 또렷한 상태였고, 1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병원 측의 응급조치는 모두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향대병원 의료진은 "피부가 1㎝가량 찢어지는 열상으로 인해 스테이플러로 피부를 두 차례 붙이는 봉합술을 했다"면서 "머리를 다치기는 했으나 의식이 또렷한 상태이고, 내부 출혈이나 골절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상태를 전했다.

배 의원은 2008년 MBC에 입사해 2018년까지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뉴스데스크 앵커 등을 지냈다. 2018년 3월 MBC 퇴사 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정치권에 입문했고,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송파을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2021년 국민의힘 최고위원,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등을 거쳐, 지난해엔 국민의힘 사무부총장을 지냈다.

배 의원 피습 사건은 이달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김모(67)씨의 흉기에 찔린 뒤 23일 만에 발생했다. 경찰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보호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당의 대표가 아닌 배 의원은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서현 기자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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