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올겨울 너무 춥다...LG에너지솔루션, 4분기에 3분기의 절반도 못 벌었다

입력
2024.01.26 13:00
수정
2024.01.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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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 '사상 최다'
4분기 영업이익, 1~3분기보다 낮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때 반도체와 함께 한국의 수출을 끌고 가던 이차전지(배터리)가 거센 찬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국내 대표 이차전지 제조회사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2023년 매출 33조7,455억 원, 영업이익 2조1,632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고 전기차(EV)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으면서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가 연간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매출 17조8,519억 원, 영업이익 7,685억 원 △2022년 매출 25조5,986억 원, 영업이익 1조2,137억 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다. 지난해 2분기 8조7,735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매출은 3, 4분기 각각 8조2,235억 원, 8조14억 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이 3,382억 원으로 3분기(7,312억 원) 대비 53.7%나 떨어졌다. 4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6,332억 원), 2분기(4,606억 원), 3분기(7,312억 원)에 모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올해도 배터리 소재인 메탈 값이 계속 떨어지는데 세계적으로 전기차 인기가 주춤하면서 그 안에 들어갈 배터리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전기차 시장이 20% 중반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동안 연간 30% 성장세에 비해 일시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 개발 등 기술 리더십으로 대응"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 롱셀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 롱셀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하지만 LG엔솔은 "성장 모멘텀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올해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 예상 수혜 규모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인 45∼50기가와트시(GWh)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소비자가 EV차량을 사는 시점에 IRA 보조금 혜택이 제공되는 점 △상반기 중 고객사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LG엔솔은 △기술 리더십 구축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사업 준비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충북 청주시 오창 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고 앞으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지어 원통형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란 것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고전압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 개발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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