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제친 세계 1위 중국 BYD... 반값 전기차로 한국 소비자들 마음 흔든다

입력
2024.02.17 12: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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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기차 실·아토3 올해 국내 출시할 듯
전기차 업체 구매 보조금 영향으로 줄줄이 가격 인하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YD 실(Seal) 출시 행사에서 한 고객이 차를 살펴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YD 실(Seal) 출시 행사에서 한 고객이 차를 살펴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중국 비야디(BYD)가 올해 한국에 상륙한다. 테슬라, 폴스타 등 대표 전기차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어 올해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지면 2, 3년 내에 전기차 구매 바람이 다시 불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가 올해 국내에 1~3종의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BYD의 중형세단 실(Seal)이 국내 출시를 위해 환경부 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아토3(Atto3)와 돌핀(Dolphin) 등도 함께 국내 출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YD 전기차는 이르면 올해 2·3분기 한국 운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에 오르는 등 저력을 보여주고 있어 국내 출시 후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BYD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52만6,000여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48만4,500여 대를 판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BYD는 헝가리, 멕시코 등에 공장 설립을 발표하며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BYD가 2022년 현대자동차와 비슷한 시기에 진출했는데 지난해 일본 전기차 판매량에서 현대차보다 세 배 이상 많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뉴욕타임스(NYT)는 BYD를 분석한 기사를 통해 "BYD가 2007년 중국 광저우 자동차 전시회에서 처음 전기차를 선보였을 때 업계의 비웃음을 샀다지만 지금은 누구도 BYD를 비웃지 않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보조금 맞춰 가격 낮추는 전기차 업체들

업체별 대표 전기차 모델과 판매가격. 그래픽=신동준 기자

업체별 대표 전기차 모델과 판매가격. 그래픽=신동준 기자


전기차 업체들이 최근 한국 시장에 내놓은 제품의 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이는 환경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인데 BYD 등 올해 저가형 전기차가 새로 등장하면 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는 15일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을 5,499만 원으로 200만 원 낮췄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최근 전기차 ID.4의 가격을 5,490만 원으로 200만 원 인하했고 폴스타도 폴스타2의 가격을 5,490만 원으로 100만 원 내렸다.

이는 환경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환경부는 6일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가격 상한선을 5,500만 원으로 조정했다. 지난해에는 5,700만 원까지 전액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환경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배터리 효율 계수를 처음 활용했다. 배터리 에너지밀도(동일한 부피에 축적할 수 있는 에너지 용량)가 높을수록 보조금을 더 주는 방식인데 중국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보조금을 덜 받는다.

테슬라 모델Y RWD는 중국산 LFP 배터리를 넣었는데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상온에서 350㎞에 불과해 국내 업체가 만들고 1회 충전에 500~600㎞를 갈 수 있는 삼원계(NCM) 배터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다. 모델Y는 지난해 514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최대 100만 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두 회사의 대부분 차종이 NCM 배터리를 품고 있고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아 소형 SUV EV3·EV4는 보조금 등을 고려해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BYD는 유럽, 일본 등에서도 품질 수준이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BYD가 보조금과 프로모션을 반영해 2,000만~3,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전기차를 내놓는다면 기존 업체들도 추가 가격 할인에 나설 수 있어 전기차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올해 하이브리드차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가격을 낮춘 전기차들이 많이 나오고 충전 인프라 상황이 좋아지면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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