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강남 신사옥' 105층 아닌 55층으로 짓는다

입력
2024.02.21 17:46
수정
2024.02.21 17:5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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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설계변경 요청...서울시 검토 나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모습.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이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당초 계획했던 105층이 아닌 55층으로 높이가 낮춰져 설계가 변경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건립에 대한 설계 변경을 서울시에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원래 GBC를 105층(높이 569m) 높이의 1개 동과 중층(35층) 1개 동 등 총 5개 동을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변경안에서 GBC를 55층 높이의 2개 동과 저층(6~10층) 높이의 4개 동 등 총 6개 동을 짓는 내용으로 변경했다. 55층 높이의 2개 동에는 업무시설과 호텔, 전망대 등을 짓고 저층 4개 동에는 문화· 회의시설 등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설계 변경과 관련해 “친환경과 실용, 안전 등의 요소를 고려했다”며 “대내ㆍ외 경영환경 변화, 그룹 미래 전략 등을 반영해 실용적이고 효율적이면서 지속가능성이 보장된 새로운 공간계획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용지를 매입해 신사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벌여 GBC를 105층 높이 1개 동과 35층 숙박ㆍ업무시설 1개 동으로 짓는 방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2020년 5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이후 초고층 설계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인공지능(AI)과 스마트카 등 첨단기술 개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R&D) 투자가 아닌, 부동산인 GBC 건설에 수조 원의 자금을 쓰려 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설계 변경을 통해 건물 층수를 낮춰 여러 동으로 나눠 짓는 대신, 미래 자동차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GBC에 도심항공교통(UAM) 이ㆍ착륙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UAM 관련 시설의 도입과 관련해 도시계획과 교통 법규 등 고려 요인이 많아 단계적으로 설계에 반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의 설계변경 신청이 들어온 만큼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양측 간 사전협상에서 현대차그룹이 GBC에 강남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초고층 건물을 짓는 대신, 서울시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합의해 이와 관련된 논의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 등 주변 개발사업과의 준공 일정을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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