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보다 낫다"는 민주당... "이기는 공천 맞나" 우려 확산

입력
2024.03.03 19: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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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핵심 공천 막판 몰아치기
동작을에 PK 경찰 투입 등 물음표 공천
수도권 위기론 확산되고 있지만
김민석 "정해진 룰대로 변화의 결과" 낙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한 달 넘게 내홍이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4·10 총선 공천이 종착역을 바라보고 있다. 공천에 반발하는 인사들을 향해 이재명 대표와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개혁'과 '쇄신'을 강조하지만, 결과적으로 희생을 요구받은 친이재명(친명)계 핵심은 모두 살아남았고, 곳곳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공천이 이어졌다. 임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지적한 '3無(무희생·무갈등·무감동) 공천'에서 민주당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야권에서는 '이길 수 있는 공천이었나'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퍼지고 있다.

민주당은 3일까지 단수공천과 전략공천 경선지역까지 254곳 중 242곳의 공천 심사를 마무리했다. 전날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 단수공천을 발표한 당은 핵심 친명계인 조정식(5선·경기 시흥을) 김성환(재선·서울 노원을) 의원 단수공천도 확정했다. 1일 정성호(4선·경기 양주) 김병기(재선·서울 동작갑) 김영진(재선·경기 수원병) 김윤덕(재선·전북 전주) 의원까지 소위 '찐명' 인사 공천을 막판에 몰아친 셈이다. 공천 내홍 수습을 위해 제기된 이 대표 핵심 측근들의 희생을 끝내 거부한 것이다. 이 대표가 "혁신 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고 한 대상은 결국 비이재명(비명)계에만 해당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결과다.

비명계를 솎아 낸 자리에 친명계 인사들을 무리하게 꽂으려다 보니 납득하기 힘든 공천도 이어졌다. 서울 동작을이 대표적이다. 현역 이수진 의원을 배제하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검토했지만, 여론조사상 큰 경쟁력 차이가 없자, 결국 부산· 울산·경남(PK)에서 경찰 생활을 했던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추 전 장관도 결국 연고를 찾기 힘든 경기 하남갑에 '험지'라는 명분을 만들어 투입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한 서울 중성동갑에도 종로 출마 등 해당 지역에 뜻이 없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경기 의정부갑에서는 4년 전 세습공천 논란으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전 김대중재단 경기도 의정부지회 회장에게 경선 기회를 줬다. 영입인재 1호로 야심 차게 소개한 박지혜 변호사를 해당행위로 지역 당원들의 반발까지 사고 있는 인사와 맞붙인 것이다.

이 때문에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당 내부에서는 본선 경쟁력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 압승에 효자 노릇을 했던 수도권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민주당 공천에선 친명계의 희생과 전략적 인물 배치, 공정한 평가가 사라졌다"며 "이대로라면 수도권에서 절반을 이기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우려를 지도부가 낙관론으로 일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실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정해진 룰대로 당원과 주민들의 객관적 다면 평가와 심사를 거쳐서 상당한 교체와 변화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민주당 공천의 특징"이라며 "공천의 과정과 결과라는 면에서 민주당 공천은 최소한 국민의힘 공천보다는 낫다"고 자신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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