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한 '넷 아트' 선구자 슈리칭, LG구겐하임 어워드 수상

입력
2024.03.05 15:00
수정
2024.03.06 15:53
24면
구독

5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서 행사 열어

대만계 미국작가 슈리칭이 동료작가들과 함께 2018년 타이베이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설치미술 '균사체 네트워크 소사이어티'. 타이베이 시립 미술관 제공

대만계 미국작가 슈리칭이 동료작가들과 함께 2018년 타이베이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설치미술 '균사체 네트워크 소사이어티'. 타이베이 시립 미술관 제공


LG는 제2회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대만계 미국 작가 슈리칭(鄭淑麗·70)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 2023~2027년 해마다 첨단 기술을 소재로 삼아 활동하는 미술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상금 10만 달러와 상패를 준다.



미국과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슈리칭은 미디어 아트계의 거물로 꼽힌다. 디지털 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고 섹슈얼리티, 이주, 노동, 에이즈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를 다수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인터넷 기술 초창기인 1990년대 인터넷을 이용한 '넷 아트'(Net Art)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1990년대 후반 작품은 대체화폐, 블록체인, 바이오테크 등을 예견하기도 했다. 슈리칭의 대표작 8점은 구겐하임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휘트니미술관 등 세계적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2004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그가 공동연출한 영화 '욕망의 들뜬 대상들'을 상영하고 2021년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전시에 참여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을 맺었다.



슈리칭 "수상 소식에 작품 활동에 큰 자신감"

대만계 미국 작가 슈리칭. LG제공

대만계 미국 작가 슈리칭. LG제공


이번 상 수상자를 논의한 5인 심사단은 구겐하임미술관이 선정했다. 심사단은 "슈리칭은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 예술을 펼치며 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브랜드담당 박설희 수석전문위원은 "국제 심사단이 주목한 선구자 정신과 부단한 실험 정신이 LG가 이 상을 통해 글로벌 고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근본 가치"라고 전했다.

슈리칭은 이번 수상을 두고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지원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현대미술계에 매우 큰 의미"라며 "앞으로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는 데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슈리칭의 수상을 축하하는 행사는 4월 2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다. 5월에는 같은 곳에서 슈리칭의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도 연다. 지난해 수상자인 인공지능(AI) 예술가 스테파니 딘킨스는 1월 구겐하임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LG관계자는 "수상자의 구겐하임미술관 전시는 매번 주어지는 특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