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받던 이종섭 전 국방, 호주대사에… 공수처 "조사 방안 검토"

입력
2024.03.05 16:10
수정
2024.03.05 17: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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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
"외교사절에 출국금지 어려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의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에 임명되자, 수사를 담당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에 차질이 없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이 호주로 출국하기 전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수처 관계자는 5일 "수사팀도 보도를 보고 임명 사실을 알았다"며 "수사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조치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전날 호주 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해병대 1사단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수사에 개입한 의혹으로 야권의 탄핵소추 압박을 받자, 지난해 10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장관은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수사단의 채 상병 사건 조사기록 회수를 지시한 혐의(공용서류무효)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올해 1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며칠 뒤엔 국방부 검찰단과 조사본부도 압수수색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군내 검찰 업무를 관장하고, 조사본부는 국방부 직할 최고위 수사기관으로 민간 분야에서의 경찰 역할을 한다. 당초 공수처가 김 사령관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공무상 해외 출국'이라는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 수사팀은 아직까지 군과 국방부의 주요 관계자를 조사하진 않았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출국하기 전 소환하거나 서면조사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조사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 이후 일시 귀국해 조사받도록 사전에 협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전 장관 측과 출국이나 조사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호주 정부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고, 현지 부임 일자를 조율 중이다.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공무상 정식 인사 발령이 나서 국가를 대표하는 인사로 출국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일축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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