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점입가경' 서울 경찰 비위... 일선서 간부도 음주운전 입건

입력
2024.03.07 17:18
수정
2024.03.07 20:29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도, 징계 발령
수뇌부 엄단 방침에도 비위 계속돼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수도 서울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관들의 비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선경찰서 간부가 음주운전을 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뇌부의 공개적 엄단 경고에도 비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 강력팀장 출신 50대 A경위는 올해 1월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마포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 당시 동승한 배우자와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의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해 탑승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A경위는 서울경찰청 공무원범죄 검거율 1위를 여러 번 달성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낸 인물로, 현재 일선서 지구대 팀원으로 징계성 발령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서울청 소속 경찰관들의 비위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강북서 지구대의 40대 B경사가 불법 성매매 단속에 적발됐고, 강남서 소속 C경정은 취재진과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청은 공무원 윤리를 위반한 소속 경찰관들의 각종 비리·비위 행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지호 서울청장은 전날 오전 관할 일선서 서장 등 총경급 간부를 전원 소집해 긴급 현안회의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강북·강남서장을 호명해 B경사와 C경정 사건 등을 직접 확인한 후 “서울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의무 위반 사례의 고리를 끊겠다”면서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그러나 서울청장이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현직 경찰관이 또 붙잡히면서 자정 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이날 오전 1시쯤 경기 성남시에서 강동서 지구대 소속 20대 순경이 술에 취해 거리에 앉아 있다가 보호조치를 위해 출동한 여경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청도 잇따른 경찰 비위에 ‘의무위반 근절 특별경보’를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전국 지휘부 긴급회의를 열고 철저한 감찰과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의무위반 행위자를 가중 처벌하고, 미흡하게 관리한 책임자에 대해 엄중 조치 하겠다는 게 골자다. 회의에는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일선 경찰서장이 모두 참석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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