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R 효과 보나? 서울 길고양이, 9년새 절반↓

입력
2024.03.11 09:00



서울시가 17년째 실시 중인 중성화 사업이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내 길고양이 개체수가 8년 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데요. 서울시는 지금보다도 절반 가까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주 동물 이슈’ 시작합니다.

지난 7일, 서울시 정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길고양이는 10만 982마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5년 조사결과인 20만 3,615마리의 절반 수준입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2년 간격으로 개체수와 중성화 비율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의미한 통계 확보를 위해 중성화가 활발한 지역과 저조한 지역을 안배해, 18개 구역을 골라서 조사를 실시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길고양이 개체수가 오래 전보다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최근 2년 전에 비하면 소폭 늘어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2021년에는 9만 880마리로 집계됐는데, 2023년 조사에서는 이보다 1만 마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대 들어 고양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아져서 노령묘가 늘어난 게 원인이라는 겁니다.

서울시가 자신 있게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아기 고양이가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길고양이 중 아기 고양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5.1%에 불과합니다. 2015년 40.1%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중성화가 저조한 지역에서 중성화 비율이 급격히 올라갔다”고 아기 고양이가 줄어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아기 고양이가 덜 태어나고 노령묘가 늘어난 만큼, 곧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중성화 정책이 효과를 본 방법 중 하나는, 서울시가 추진한 ‘중성화의 날’입니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서울시와 함께 길고양이를 포획하고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는 행사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중성화의 날은 총 다섯 차례 열려 116마리를 중성화했다고 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네에서 고양이를 돌보는 분들이 고양이에 대해 제일 잘 알고, 포획하기도 수월한 편”이라며 시민 참여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은 중성화가 많이 진행돼 포획 대상 고양이를 잡기 쉽지 않다”며, "고양이와 친밀한 시민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다가올 17일부터 중성화의 날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 5월부터는 매주 중성화의 날을 실시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중성화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서울시는 목표 개체수 조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 목표치를, 시내 6만 마리로 정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저출생 고령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단시일 내에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제 길고양이와 시민들 사이 공존에 대해 고민하는 쪽으로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라며 남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중성화 정책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의 오랜 분쟁거리였던, ‘길고양이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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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사진 및 영상 = 게티이미지뱅크, v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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