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통상본부장 “미국, 한국 기업 반도체 보조금 이달 말 발표 가능성”

입력
2024.03.13 11:23
수정
2024.03.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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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본부장 “받는 건 분명" 답변
‘불이익 없겠냐’ 질문에는 “그렇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통상법무 카라반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통상법무 카라반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출장차 미국을 찾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2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한국 기업 대상 보조금 지급 발표 시점과 관련해 “3월 말에는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연합뉴스와 만난 정 본부장은 “받는 것은 분명한데 규모는 두고 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보조금 규모가 조만간 확정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 거기(발표)에는 금액이 명시돼 나오게 돼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미국이 정해 놓은 가이드라인이 있고 그것에 따라 (보조금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 불이익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이익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답변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2022년 제정한 칩스법을 근거로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여부 및 규모, 시기 등은 개별 기업과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 기업 중에는 텍사스주(州) 신규 공장 건설에 170억 달러(약 22조3,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가 보조금 지급 대상 후보군이다.

문제는 재원 한계 탓에 삼성전자가 받을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워싱턴 싱크탱크 초청 대담에서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각 기업이 더 적은 비용으로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게 내 의무”라고 말했다. 기업이 바라는 대로 자금을 충분히 줄 수 없다는 뜻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50억 달러(약 6조5,800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를 수십억 달러로 전망했다. 미국 기업이자 경쟁 업체인 인텔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100억 달러)보다 적다.

정부가 전하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만난 정부 고위 당국자는 보조금이 한국 기업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달 27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만나 “우리 기업의 미국 내 기여 수준과 투자비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본보에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변수가 없지 않지만, 정 본부장이 근거 없이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15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7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고 FTA 이행 현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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