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되고 변한 송중기, "마음가짐 달라졌다" [인터뷰]

입력
2024.03.14 13:26

영화 '로기완'으로 돌아온 배우 송중기
한층 여유로워지고 너스레도 늘어
"해외 오디션, 아내 케이티 도움 많이 받아"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송중기. 넷플릭스 제공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송중기. 넷플릭스 제공

배우 송중기가 아빠가 된 후 달라진 삶에 대해 고백했다. 그의 아내 케이티는 지난해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송중기는 공개 석상이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아내와 아들에 대한 언급을 피하지 않으며 가족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관련 인터뷰를 진행한 송중기는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와 7년 뒤 출연을 결심한 때의 심리 상태가 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대본을 받았을 때 하고 싶다고 했다가, 내 잘못이지만 번복을 했다.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기완이 어머니가 희생을 하면서 아들을 살리려고 유언을 남기고 잘 살아남으라고 했는데 지금 얘가 사랑을 할 때인가 싶더라. '당신 사랑 사치 아니냐'라는 대사처럼 똑같이 공감이 안 갔다. 그때는 그랬다"고 밝혔다.

송중기는 오랜 시간이 흘러 대본이 다시 자신에게로 왔을 때 '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었는데, 세부적인 설정은 바뀌었더라고요. 그런데 제 생각이 달라진 거 같아요. 다시 볼 때는 전혀 달랐어요. 뭐가 달라진 거냐고요? 글쎄요. 그냥 공감이 되더라고요. 사람이 잘 살려면 부대끼고 더불어서 살아야지 하는 생각. 자의든 타의든 상처를 받은 마리와 모든 풍파를 겪은 기완이가 가까이 다가가고 부대끼는 정서가 좋았습니다."

송중기는 영화의 정서가 죄책감과 맞닿아 있다며 "남녀간의 사랑이든 친구든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 거 같다. 그 생각을 하니까 이해가 되더라. 영화가 잘 가다가 왜 멜로를 하냐는 혹평도 있더라. 이해한다. 나는 예쁜 휴머니즘 영화라고 생각했다. 공감이 안 되게 본 분들이 있다면 7년 전 내가 그랬을 때처럼 나중에 다시 본다면 공감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본을 다시 받았을 땐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를 찍고 있던 중이었다. 넷플릭스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듣고 무척 반가웠다는 송중기는 "처음 봤을 때와 큰 뿌리는 같은데 조금 달라진 게, 기완이가 어찌 해야 될지 모르는 게 (예전엔) 더 셌던 거 같다. 임승용 대표님이 '로기완' 판권을 산 후로 11년 정도 됐다고 들었다. 대표님이 '너를 만나고 기완이란 인물이 더 뜨거워진 건 있는 거 같아'라고 하셨다. 내 성격이 반영된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극한의 상황에서 삶을 놓지 않고 무엇이라도 찾아내는 로기완을 보며 그는 자신의 모습과도 닮아있다고 느꼈다. "마리는 오히려 더 무너져가고 아무것도 부여잡지 못하는 (기완과) 반대되는 지점에 있는데, 이런 대비를 저의 색깔을 입혀서 살려봐도 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송중기. 넷플릭스 제공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송중기. 넷플릭스 제공

또한 송중기는 난민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는지 묻자, "아무래도 나는 와이프가 외국 사람이지 않나. 같이 이탈리아에 있다 보면 유럽에서는 너무 흔히 난민을 볼 수 있다. 칸영화제 갔을 때도 봤는데 딱히 많이 생각했다기보다는 예전보다는 주변에서 많이 보면서 난민 관찰은 많이 했다"고 답했다.

그의 아내 케이티는 영국인 아버지와 콜롬비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런던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자랐다. 영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아들을 품에 안은 송중기는 아빠가 된 뒤 달라진 부분들에 대해 질문하자 "나도 못 해본 경험을 최근에 했다. '로기완' 촬영 때 우리 와이프가 임신한 상태로 같이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찍는 걸 다 봤다"며 "(아빠가 된 지) 아직 얼마 안 돼서 대단한 건 모르겠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분명하다. '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살고 있나'라는 진지한 생각도 더 해보게 되는 거 같다. 나도 건강한 삶을 살아야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처럼, 진지한 마음은 그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상실감의 무게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과정에 대해서도 고백하며 "내가 내린 결론은 '누군가의 아픔보다 내 손톱밑에 박힌 가시가 아픈 게 사람이지 않을까'였다. 로기완도 사연은 모르지만 조금만 더 시선을 돌려보면 관심 가질 수 있는 건데. 한국에서 많은 혜택과 사랑을 받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배우로서 '나는 주변을 잘 봤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송중기는 해외 진출의 꿈을 품고 꾸준히 오디션도 보고 있다. 성과에 대해 묻자 "비밀이다"라며 웃었다. 그러다 이내 "숨길 것도 아니고 계속 시도 중이다. 아직은 (정해진 게) 없지만, 확실한 건 내가 부족한 게 많아서 와이프가 많이 도움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감사하게 더 그런 (해외 진출) 기회들이 전에 비해 많아졌고 선배들 덕에 할 수 있는 게 많아져서 좋은 거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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