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트럼프, 숨통 트일까… 모금 기회 넓히고·트루스소셜 상장 코앞

입력
2024.03.22 21:00
구독

"미안, 못 도와줘" 바이든 놀림감 된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 후원금 일부는 우선 확보
SNS '트루스소셜' 모회사 상장도 희망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조지아주 로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조지아주 로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수천억 원의 벌금으로 인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생겼다. 후원금을 더 쉽게 모으게 해줄 기부 패키지가 마련됐고, 자신이 갖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모회사도 상장이 유력해서다. 대선 경쟁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웃음을 산 그의 홀쭉했던 지갑이 다시 두둑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공화당 후원금은 '트럼프 우선'… 넛지 도입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을 모으는) '세이브 아메리카' 팩(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이 자금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수단이 있다"라고 전했다.

자금 모금 수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설립한 공동 모금단체 '트럼프 47 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다음 달 6일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와 팩이 모금 가능한 개인별 최대 후원금 1만1,600달러(약 1,600만 원)를 우선 가져가고, 초과분은 공화당에 돌리는 구조로 후원금을 모을 계획이다. 이런 식으로 후원자 1,000명만 모아도 1,160만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루스소셜' 상장도 자금줄 될 듯

또 다른 희망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분 60%가량을 보유한 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 상장이다.

TMTG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의 합병으로 이르면 25일 주식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2일 DWAC 주주총회 최종 합병 승인이 남았지만 전망은 밝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합병 승인이 관련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등록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 뉴욕=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등록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 뉴욕=AP 뉴시스

상장이 성사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할 주식 가치는 35억 달러(약 4조6,000억 원)나 된다. 6개월 주식 보유 의무 때문에 9월 말까지는 현금화가 어렵지만 "법률 비용 지출로 7월쯤 유세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미 블룸버그통신)을 감안하면 대통령 선거전 후반부 선거 자금 운용에는 도움이 될 법하다.


바이든 웃는데… 벌금에 쪼들리는 트럼프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사소송 벌금 폭탄'에 쪼들리는 상태다. 쌓인 청구서가 사기 대출 벌금(4억5,000만 달러 이상), 성추행 관련 명예훼손 위자료(8,330만 달러) 등 5억3,330만 달러(약 7,100억 원) 이상이다.

그의 자산은 30억 달러(약 4조 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부동산 자산이라 현금은 부족하다. 벌금만큼 공탁해야 항소가 가능하지만, 현금이 없어 사기 대출 판결에 아직 공탁도 못 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뉴욕주 검찰이 공탁금 강제 집행을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장, 사유지 등 자산 압류를 준비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여유롭다. 이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가 손에 쥐고 있는 현금(1억5,500만 달러)은 트럼프 캠프(4,190만 달러)의 세 배가 넘는다. 지난달 후원금 모금액도 바이든 대통령(2,030만 달러)이 트럼프 전 대통령(1,660만 달러)보다 많았다.

의기양양해진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의 자금난을 놀림감 삼기도 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그는 이날 텍사스주에서 열린 자금 모금 행사에서 "얼마 전 패배한 듯 보이는 한 남자가 저에게 '대통령님, 저는 빚에 짓눌려 완전히 지쳐 있습니다'라고 하더라. 나는 이렇게 말해야 했다. '미안해 도널드, 널 도와줄 수 없어'"라고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김나연 기자
위용성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