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내지 마세요"…김미경·송은이·존리, 유명인 사칭 범죄 해결 촉구 [종합]

입력
2024.03.22 16:21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진행
김미경·송은이·존리·주진형·황현희·한상준 참석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미경 강사, 송은이, 존리(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황현희,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등이 참석했다. 뉴스1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미경 강사, 송은이, 존리(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황현희,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등이 참석했다. 뉴스1


속으면 안 된다고 SNS에서 홍보해도 역부족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데 사용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많은 유명인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일이다. 이들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무고한 피해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냈다.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는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미경 강사, 송은이, 존리(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황현희,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등이 참석했다.

성명서 발표한 유사모

김미경 강사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뉴스1

김미경 강사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뉴스1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이하 유사모)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미경 강사는 유사모를 대표해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연예인, 교수, 유튜버 등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무료 책이나 높은 수익률을 미끼 삼아 개별적으로 접근해 주식리딩방으로 유인하고 가짜 수익률을 보여주다가 투자하라며 입금을 요구하거나 출금하려면 증거금을 넣으라며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미경 강사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공신력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오는 광고인만큼 의심 없이 믿고 이들의 범죄 피해자가 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플랫폼 광고 시장의 신뢰성이 하락하며 광고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름과 초상권을 도용당한 유명인들 역시 명예 실추 등의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들을 향해 "자신들의 광고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 시스템을 통한 구체적인 사전 방지 대책을 마련해 사용자들에게 공개하고 온라인 피싱 예방 캠페인 등을 벌여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온라인 사칭 범죄를 일반적인 금융 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해 전담팀을 꾸려 엄중히 수사하고 범죄자들을 끝까지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 달라. 또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갈수록 교묘해지는 피싱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시민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건넸다. 김미경 강사는 "온라인 플랫폼 광고에 저희의 이름과 얼굴로 엄청난 돈을 벌게 해 주겠다며 투자 리딩방 가입을 권유하고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은 모두 가짜이며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다. 이들의 간악한 수법에 절대 속지 말아 달라. 또한 위험성과 심각성을 주변에 적극극적으로 알려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유사모 뜻에 동참한 유명황현희인들

황현희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뉴스1

황현희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뉴스1

유사모는 개별 발언을 통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미경 강사는 "저희의 피해가 엄청났다"면서 "전 직원이 아침이면 아무 업무도 못 하고 유튜브에서 김미경을 검색했다"고 말했다. 사칭 채널도, 콘텐츠의 조회수도 높았다고 전한 그는 '김미경이 돈에 미쳤나 보다' '왜 이런 짓을 하나' 같은 반응도 봤다고 했다. "30년 동안 쌓은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도 억울했지만 억대로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을 보면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는 김미경은 "속으시면 안 된다고 SNS에서 홍보해도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유사모의 많은 멤버들 역시 그런 일을 당하고 있었단다. 개인의 한계를 느꼈다는 그는 많은 이들의 공감 속에 유사모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김미경 강사는 "송은이님이 적극적으로 유명인에게 문제를 알렸다. 짧은 시간에 137명의 유명인이 뜻을 모으고 서명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송은이는 "방송인이고 코미디언이라 이렇게 무거운 자리에 설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면서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연예계에서 유사모의 방향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송은이는 "난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됐다. 사진에서 내 손에 이상한 책이 들려 있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은 송은이에게 '송은이씨 아니죠?' '송은이씨를 사칭하고 있는 것 같아요' 등의 말을 하며 제보를 해줬다. 송은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연예인들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랑하는 친구, 가족, 이웃들이 이런 범죄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보여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존리는 타인의 신뢰를 도둑질해 돈을 버는 것이 너무 쉬워진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계속 발달하기 때문에 점점 피해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향해 "절대로 돈을 보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기 범죄가 교묘해지고 있는 만큼 반드시 그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리는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심각성을 알리는데 참여하게 됐다. 돈을 보내는 건 다 가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걸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주진형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도 개인 차원에서는 경찰 신고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사칭 광고가 올라오는 것 자체보다 지속되는 것에 대해 어처구니 없어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온라인 플랫폼들에게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현희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유명인 사칭 광고들이 사기라는 것을 알리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신고하기가 너무 힘들다. 내가 내 사칭광고가 나올 때 스스로 신고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선상의 상담원이 있지 않았다. 이메일을 보내고 채팅을 통해 그들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피드백이 늦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사업자에게 요청드리고 싶다. 제발 전담팀을 만들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그는 "황현희는 개인 투자자다. 어딘가에 소속되거나 청탁을 받거나 광고를 받아 투자를 권유한다거나 1:1 채팅방으로 유도하거나 네이버 밴드로 회원을 모집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노동으로 번 돈을 사칭 광고에 보내주면 안 되지 않겠나. 남의 말 한마디에 돈을 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한상준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의 피해 금액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딥페이크로 영상을 만드는 식으로 하니까 속는 분들도 많다. 피해 규모도 훨씬 높은 금액인 것으로 보인다. 인당 피해 금액이 1억을 훌쩍 넘는다. 개인이 피해를 본 게 30억을 넘는 케이스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전체 리딩 사기 규모는 더 크지만 유명인 사칭만 1조를 넘지 않을까"라고 했다.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의 빠른 해결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송은이는 "유재석씨가 통화하면서 이 일에 대해, 피해 상황에 대해 공감했다. 당연히 동참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김용만 김원희 이성미 신애라의 이름을 언급한 그는 "모두 이런 얘기를 건넸을 때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진짜인 우리가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많은 유명인들이 유사모와 뜻을 함께하는 중이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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