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최원태, ‘유명무실’ 오명 씻고 ‘왕조건설 주춧돌’ 도전

입력
2024.03.26 15:54
수정
2024.03.26 17: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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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삼성전 선발투수 낙점
좌우 아닌 상하 승부로 부활 기대감 높여
"타선에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해결" 다짐

프로야구 LG의 선발투수 최원태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1회말 역투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프로야구 LG의 선발투수 최원태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1회말 역투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우승 청부사’. 지난해 최원태(LG)를 따라다녔던 수식어다.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노리던 LG는 시즌 중 외야수 이주형(키움)을 포함한 3대 1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전력감인 투수 최원태를 데려왔다. 그러나 명성에 비해 실속은 적었다. 그는 이적 후 9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6.70으로 부진했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0.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만약 LG가 해당 경기를 승리(5-4)하지 못했다면, 최원태는 우승 청부사는커녕 ‘우승의 걸림돌’로 전락할 뻔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마운드에 설 채비를 마쳤다. LG의 4선발 자리를 꿰찬 최원태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삼성전을 통해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LG는 KBO리그 2연패를 넘어 왕조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는 팀이다. 최원태 본인의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하는 일전이다.

LG 입장에서 다행스럽게도 최원태는 최근 삼성을 상대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개 의 피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안타 3개를 맞은 3회말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그는 2사 1·3루 위기에서 데이비드 맥키넌을 침착하게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시범경기임에도 시속 147㎞가 찍힐 만큼 몸상태도 좋았다.

무엇보다 볼넷이 없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최원태가 시범경기에서 던진 58개의 공 중 41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그는 삼성과의 시범경기 후 “등판할 때마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경기를 풀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피칭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좌우 코너가 아닌 스트라이크존 상단과 하단을 노리는 모습도 올 시즌 그의 부활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염경엽 LG감독은 “최원태가 무서웠을 때는 상하로 싸울 때였다. 투심과 체인지업이 아래쪽으로 형성된 상태에서 하이패스트볼과 커브가 들어가는 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서 장점이 사라졌다”며 “최원태에게 코너가 아닌 위아래로 피칭디자인을 바꾸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원태는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직구 17개, 체인지업 14개, 커브 9개, 투심 8개, 슬라이더 10개를 던지며 감독의 요구를 착실하게 수행했다.

스토브리그 기간 중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졌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LG는 타선이 좋으니까 점수를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다 보니 계속 실점했다”며 “지금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일단 내가 잘 막고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며 왕조건설의 주춧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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