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자택 문 따고 강제 진입… 페루 검경, '롤렉스 스캔들' 압수수색

입력
2024.03.31 09:34
수정
2024.03.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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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명품 시계 불법 취득 의혹
볼루아르테 대통령, 혐의 부인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리마에서 연설에 나서고 있다. 리마=로이터 연합뉴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리마에서 연설에 나서고 있다. 리마=로이터 연합뉴스

현직인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의 '롤렉스 스캔들'을 수사 중인 현지 검찰과 경찰이 대통령 자택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강제수사를 벌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 의혹에 대해 예비 조사를 진행 중인 페루 경찰은 지난 29일 수도 리마에 있는 대통령 자택을, 30일에는 대통령궁을 연달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는 경찰과 검찰 관계자 40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증거물 수색을 위해 문을 열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통령 자택 문을 부수고 진입하기도 했다.

페루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현지 인터넷 매체 '라엔세로나'가 제기한 롤렉스 스캔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달 중순쯤 이 매체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2021년 7월 당시 부통령에 취임한 이후 공식 배포된 사진 등 총 1만여장을 분석한 결과, 그가 최소 14개의 다른 시계를 착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제품 가격은 1만4,000달러(약 1,875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후 시계 중 일부가 공직자 재산 신고에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3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경찰이 밤사이에 자택과 대통령궁을 급습했다며 "자의적이고 불균형적이며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 역시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압수수색에 동원된 경력이 과도했다며 쇼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제가 가진 것들은 18세 때부터 일한 노력의 결과"라고 해명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 해당 의혹으로 사임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거절하며 임기를 마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달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으로 전해진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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