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이대생 성상납" 김준혁 막말에 이화여대·여성계 사퇴 촉구

입력
2024.04.02 15:15
수정
2024.04.0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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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본교·구성원 명예훼손에 유감"
여성계도 "사퇴 안 하면 법적 대응"
김준혁 "자극적 부분 편집해 매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1차아파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1차아파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화여대와 여성계가 성적(性的) 막말 논란을 빚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총장이 학생들을 미군에게 성상납시켰다는 등 근거 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화여대는 2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유튜브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김 후보의 명예훼손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김 후보의 발언은 본교와 재학생·교수·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가져서는 안 되는 여성 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당시 여성은 물론 현대 여성에 이르는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앞서 2022년 8월 14일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이화여대 초대총장 김활란씨가 해방 이후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시켰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는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향해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김 후보는) 저급한 언행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에게 치욕감과 모욕감을 줬다. 국회의원 후보라는 사람이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정도는 구별할 줄 아는 양식을 가져야 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활란 박사와 이화여대에 관한 발언에 대해 즉시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이화여대,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후보에게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만일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의회 500만 회원들은 김 후보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논란에 대해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제가 5~6년 전에 유튜브에 출연해 나눴던 발언을 꼬투리 삼아 앞뒤 다 자르고 성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저와 민주당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며 "제 주장은 친일 인사들의 문제가 되는 행적,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성착취를 강요했던 숨겨진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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