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상장 대박’은 일장춘몽?... 지난해 800억 순손실에 주가 폭락

입력
2024.04.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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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소셜 주가 21% ↓... 상장 전 가격 회귀
트럼프 회계사들 "계속기업 존속 가능성 의심"
'민사 사기' 공탁금 납부... 자산압류 위기 피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기업 문서 조작' 사건 재판 기일 지정을 위한 법원 심리를 마친 뒤 월스트리트 40번지에 도착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기업 문서 조작' 사건 재판 기일 지정을 위한 법원 심리를 마친 뒤 월스트리트 40번지에 도착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 상장 후 수직 상승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트루스소셜’ 주가가 1일(현지시간) 20% 이상 폭락했다. 모기업이 작년 80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입었다는 실적 발표의 여파다. 각종 사법 리스크에 따른 재정난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상장 대박’의 꿈이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GT)’은 이날 “2023년 5,820만 달러(약 78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손실의 대부분은 3,940만 달러(약 533억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이며, 광고 수주에 의존하는 매출액은 고작 410만 달러(약 56억 원)에 그쳤다. CNN은 “손실 규모가 막대해 트럼프의 회계사들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이 상당히 의심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TMGT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전날보다 21.5% 급락한 48.66달러에 마감했는데, 이는 상장 하루 전 종가(49.95달러)보다도 약간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26일 기업인수목적회사와의 합병 방식으로 우회 상장한 뒤 최고 110억 달러(약 14조8,841억 원)까지 찍었던 시가총액은 이제 65억 달러(약 8조7,990억 원)로 주저앉았고, 최고 60억 달러(약 8조1,210억 원)에 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분 가치 역시 37억 달러(약 5조80억 원)로 떨어졌다. 상장에 따른 가격 상승분이 불과 6일 만에 모두 증발해 버린 셈이다.

물론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재정적 치명타를 입힌 것은 아니다. 이날 그는 ‘자산 부풀리기 사기 대출’ 민사 재판 관련 공탁금 1억7,500만 달러(약 2,368억 원) 마련을 위한 채권을 확보, 법원에 이를 납부했다. 자산 압류 위기에서 일단 벗어난 것이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이 부과한 벌금 규모(4억5,400만 달러·약 6,141억 원)를 유지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관건은 트루스소셜 보유 지분의 현금화 여부다. NYT는 “TMGT를 둘러싼 중요한 질문은 ‘상장 후 6개월간’ 트럼프의 주식 매각을 금지한 ‘록업(lock-up) 조항’을 이사회가 완화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으로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려면 트루스소셜 지분 매도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데, 이를 위해선 이사회의 특별 승인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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