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강의에도 유학생 이해 '쏙쏙'... 유학 장벽 허문 청주대 AI 번역 서비스

입력
2024.04.03 14:43
수정
2024.04.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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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도입, 학부·대학원 1027명 수강
컴퓨터·휴대폰 채팅방에서도 이용
실시간 번역에도 90% 이상 정확도
대학 "학생 상담·논문 지도에도 활용"

청주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AI번역 자막 시스템'을 활용해 강의를 듣고 있다. 교수가 한국어로 강의하면 AI가 그 음성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강의실 화면에 띄운다. 청주대 제공

청주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AI번역 자막 시스템'을 활용해 강의를 듣고 있다. 교수가 한국어로 강의하면 AI가 그 음성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강의실 화면에 띄운다. 청주대 제공



“한국어 강의를 실시간 번역된 중국어 자막과 함께 들으니 머리에 더 쏙쏙 들어옵니다.”

중국인 유학생 위에쉬엔(청주대 회계학과 4년)이 올해 신학기에 시작된 인공지능(AI) 자막 강의를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어려운 전공 용어도 그때그때 중국어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수업 몰입도가 높아졌다”며 “한국어 이해 부족에 따른 불안감도 사라졌다”고 반겼다.

청주대학교(총장 김윤배)가 유학생들을 위해 3월부터 운영 중인 ‘AI번역 자막 시스템’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교수가 한국어로 하는 강의를 번역 전문 AI가 외국어로 번역해 강의실에 설치된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우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나 휴대폰을 이용한 채팅방에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실시간 번역임에도 번역 정확도는 90% 이상이다.

현재 청주대에서 이 시스템으로 수강하는 외국 유학생은 학부 20개 과정 768명, 대학원 37개 과정 241명 등 총 57개 과정 1,027명에 이른다. 청주대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총 1,600여 명)의 64%에 달하는 규모다.

청주대는 외국 유학생의 강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상당수의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거나 한국어 수학 경험이 적어 전공 강의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학 측은 지난해 전공 교수와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AI번역 시스템에 대한 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도입을 앞두고는 교수와 조교를 대상으로 사용설명회도 가졌다.

청주대는 현재 4개 국어로 제공되는 번역 자막을 크게 확대할 참이다. 이 시스템은 최대 100개 언어로 번역이 가능해 얼마든지 확대가 가능하다.

또한 방학기간 중에는 이 시스템을 각종 세미나, 학생 상담 및 논문 지도에 쓰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기로 했다.

권혁재 청주대 국제교류처장은 “AI번역 자막 시스템 도입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학업 성취도·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외국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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