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공언... 한미FTA 개정은 "훌륭한 재합의"

입력
2024.04.03 17: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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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우선주의 무역 질서 노골화]
중 전기차 겨냥 "임기 첫날 보조금 폐기"
과거 한미FTA 합의 "끔찍... 재협상 성공"
"푸틴·김정은 핵무기 언급" 바이든 탓

2018년 9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후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9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후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전기차 때리기'를 본격화했다. 앞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를 예고한 데 이어,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까지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1기' 때 밀어붙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성과로 과시하는 등 국제 무역 질서를 미국의 입맛에 맞게 재편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기차는 다 중국이... 보조금 폐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및 위스콘신주를 잇따라 방문해 선거 유세를 펼쳤다. 자동차 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그는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을 약속한다"며 "정부가 전기차에 주는 엄청난 보조금을 즉시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전기차를 겨냥해 "외국산 자동차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극도로 경계해 왔다. 지난달엔 최근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피바다(blood bath)'란 표현까지 동원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길 경우 미국 자동차 산업은 '피바다'가 될 것이란 말까지 했다. 이날도 바이든 정부를 겨냥해 "자동차 노동자들을 대변하지 않고, 모든 곳에서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려고 한다"며 "전기차는 다 중국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이것은 매우 나쁘다"고 강조했다.

한미FTA 개정, 무역 성과로 꼽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도 중국 등 다른 국가가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일본, 한국, 필리핀과 너무나 많은 합의를 재협상했다"며 "나는 '도대체 누가 이런 끔찍한 합의들(horrible deals)을 했냐'라고 말하곤 했다. 우리는 훌륭한 재합의를 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2018년 미국 자동차 수입에 대한 안전 기준 적용 완화를 골자로 한 한미FTA 개정을 자신의 무역 정책 성과로 꼽아왔다. 미국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무역 정책 부활을 재차 예고한 만큼, 트럼프 당선 시 한국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연 선거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그린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연 선거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그린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불법 이민자 "짐승들" 막말 여전

자신이 '핵 전쟁 위기'를 막았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 아무도 핵무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다시 말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미치광이(바이든) 때문에 제3차 대전을 치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 이민자들을 "짐승"이라 부르는 막말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불법 이민자들은 인간이다'라고 했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다. 짐승들이다"라고 불렀다.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 표심이 중요한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기를 안겨준 지역이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번 대선에서도 당락을 가를 지역으로 꼽힌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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