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PK 공략 이재명, 尹 정부 심판에 '탄핵' 아닌 '회초리' 꺼냈다

입력
2024.04.04 19:00
수정
2024.04.04 19: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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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세 의식해 정권심판론 변주
민주당 약세 지역 돌면서 지지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울산 남구를 방문, 박성진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울산 남구를 방문, 박성진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연이틀 부산·울산·경남(PK) 지원에 나섰다.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권심판론에 힘입어 당초 열세였던 지역 일부에서 경합 구도가 형성되자 하루 동안 9곳을 돌며 광폭 유세에 나선 것이다.

이 위원장은 4일 부산 중·영도 지원유세에서 "부산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6·25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까지 밀려난 사례를 언급한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킨 것은 부산이고, 이번에도 나라가 위기에 처했으니 부산시민이 나라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정권심판론도 PK 특성에 맞게 변주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바른 길로 가도록 하는 것도 여러분의 역할"이라며 "정권을 잘되게 하길 원한다면 4월 10일에 경종을 울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논란이 됐던 '탄핵' 발언을 빼고, 대신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부산 수영과 기장 등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이 한 번도 깃발을 꽂지 못한 지역도 찾았다. 이 위원장은 "여태까지 썼던 물건이 마음에 안 들면 바꿀 기회를 주는데 왜 안 바꿔주느냐"며 "민주당 일꾼들도 써보고 못 쓰겠으면 바꿔달라"고 언급했다. 촌각을 다투는 시점에 이 위원장이 이른바 '민주당의 무덤'이라 불리는 지역을 순회한 것은 이들 지역 상당수가 경합지로 분류되면서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여당 후보 저격도 이어갔다.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버티고 있는 울산 남을 지원유세에서는 "권력은 누군가의 땅 근처로 고속도로를 지나가게 할 수도 있고, 누군가의 땅 용도를 바꿔서 엄청나게 땅 부자가 되게 할 수도 있다"며 "울산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맞느냐"고 직격했다. 부산 수영에서 장예찬 무소속 후보와 마주친 이 위원장은 "결국 선거를 포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선거 관련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온갖 해괴한 여론조사가 나오고, 여당에서 ‘100석 무너질지 모른다’ 이런 협박·공갈이 나올 것"이라며 "속아선 안 되고 완전히 외면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투표하면 이기고, 포기하면 진다’ 딱 두 가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 울주군 유세 현장에서는 한 남성이 이 위원장을 향해 달려드는 일이 벌어졌으나, 경찰이 신속하게 제압해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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