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전쟁 치를 수 있도록…" 독일, 대대적 군사 개편

입력
2024.04.05 18: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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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개편안 발표... 지휘부 통합·사이버군 신설
국방장관 "우리를 공격할 생각조차 말아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방군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방군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국방부가 연방군 조직 개편안을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다른 유럽 국가들까지 겨눌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독일군이 언제든 전쟁을 치를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재무장' 선언 2년 뒤 나온 조직 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년 2월 24일) 사흘 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쟁의 시대에 맞게끔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시대 전환(Zeitenwende)'이라는 이름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뒷전에 놓였던 독일 연방군 조직 개편 필요성이 부각됐고, 지난해 1월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가 연말부터 개편안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등에 따르면 4일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직접 개편안을 발표하며 "연방군이 유사시, 방어 시, 전쟁 시 모두 최적으로 작동하도록 재편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독일 영토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방어하고 있으며 누구도 우리를 공격할 생각 자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연방군 제37기갑보병여단 '작센자유국' 사령관인 알렉산드르 크로네 준장이 지난달 26일 독일 작센안할트주 호엔괴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호엔괴렌=AFP 연합뉴스

독일 연방군 제37기갑보병여단 '작센자유국' 사령관인 알렉산드르 크로네 준장이 지난달 26일 독일 작센안할트주 호엔괴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호엔괴렌=AFP 연합뉴스


'효율적 조직' 방점... 실효성 물음표도

조직 개편안은 의사 결정 및 작전 수행을 효율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수행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①우선 해외 임무를 지휘하는 작전사령부와 국가 방위를 맡는 영토사령부를 통합작전사령부로 합치기로 했다. 국방부는 "나토, 유럽연합(EU) 등 다국적 조직을 위한 작전은 물론, 연방·주 안보를 위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기존 육해공군 3군에 사이버정보공간사령부를 신설해 4군 체제로 재정비한다. 이는 '허위정보' 유포 등 온라인상 국가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③통합지원사령부도 창설한다. 군수품, 의료 서비스 등 군대에 대한 지원 명령 창구를 단일화하려는 것이다.

④중복된 지휘 체계, 부서 간 칸막이 등 업무 능률을 떨어뜨리는 부분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군 병력이 군사 작전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⑤아울러 약 18만1,000명(지난해 말 기준)의 군 병력을 2031년까지 20만3,000명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을 6개월 내 마련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발표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그간 '모병제를 징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해왔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조직 개편안에 대한 초기 여론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인 기독민주당(CDU)에서는 "조직의 문패만 바꾸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독일 타게스샤우는 "불필요한 인력에 대한 구조 조정, 장비 보강 등이 있어야 개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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