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길 잃음 사고' 10건 중 4건 고사리 채취… 80대 여성 실종

입력
2024.04.09 09:30
수정
2024.04.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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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 수색 작업, 최근 사망 사고도 발생
고사리 인적 없고, 수풀 무성한 장소서 자라
"반드시 일행 동반, 한 번씩 위치 확인 필요"

지난 8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남송이오름 인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80대 여성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8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남송이오름 인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80대 여성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에서 고사리를 꺾으러 나선 80대 여성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이 수색에 나섰다.

9일 서귀포경찰서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0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남송이오름 인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80대 여성 A씨와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이날 오전 고사리를 꺾으러 간다며 나갔다가 귀가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 군, 행정시는 230여 명을 투입해 실종 신고된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고사리를 캐러 나갔던 60대 남성이 실종 나흘 만인 5일 오전 10시 40분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한 들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자치경찰이 드론을 활용해 길을 잃은 고사리 채취객 수색을 하고 있다. 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자치경찰이 드론을 활용해 길을 잃은 고사리 채취객 수색을 하고 있다. 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도내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는 모두 459건으로, 이 중 고사리 채취 관련 사고는 41.4%(190건)에 달했다. 이처럼 고사리 채취 관련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고사리가 인적이 드물고 나무와 풀이 무성한 중산간 목장과 오름, 곶자왈 등지에서 많이 자라기 때문이다. 고사리 채취객들은 주변 풍경이 비슷비슷한 들판과 숲에서 땅바닥만 보며 고사리 꺾기에 신경을 쓰다간 쉽게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소방당국은 “고사리를 꺾으러 나갈 때는 반드시 일행을 동반하고 휴대폰, 호루라기 등 연락 가능한 장비를 휴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 번씩 수풀 속에서 일어나 자신의 위치를 계속 확인하면서 움직여야 한다”며 “길을 잃으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보다 그 자리에서 즉시 119나 112로 구조 요청을 해야 신속하게 발견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재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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