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K드라마야?" 외신도 주목한 한국 선거방송

입력
2024.04.10 15:20
수정
2024.04.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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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AI·그래픽 활용 등 소개
'선거 쟁점 간과' 우려도 전해

2022년 대선 당시 SBS는 개표방송에서 윤석열(오른쪽)·이재명 후보가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에 맞춰 디귿춤을 추는 그래픽을 방송해 화제를 모았다. SBS 캡처

2022년 대선 당시 SBS는 개표방송에서 윤석열(오른쪽)·이재명 후보가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에 맞춰 디귿춤을 추는 그래픽을 방송해 화제를 모았다. SBS 캡처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한국 방송사들이 준비한 개표방송이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의 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주요 방송사들이 총선 개표방송에서 대중문화, 인공지능(AI), 그래픽을 활용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짚었다.

SBS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패러디한 장면과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모방한 장면을 개표방송에서 내보낼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개표방송에서 AI로 구현한 후보들의 아바타가 랩 배틀을 하는 코너를 준비한 KBS 개표방송도 주목했다. 이들 아바타는 공약 정책을 개사한 음원으로 노래와 춤을 뽐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방송사들의 시도가 일부 젊은 유권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BBC는 평가했다. 개표방송이 지인, 가족 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하고,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나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권위적 이미지의 정치인을 친근하게 느껴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젊은 층 반응을 함께 소개했다.

다만 고령층에서는 시끄럽고 산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모든 유권자가 방송사들의 개표방송에 만족한 것은 아니라는 반응도 전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소개됐다. 시청률은 높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요 정책이나 선거 쟁점이 간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는 "선거 보도 전체로 보면 유권자들이 투표 전 고려해야 할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방송사들은 개표방송을 제작하는 만큼 저출생, 교육, 의료 등 정책 모니터링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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