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낀 불법 용역 동원… 집단 폭행으로 고급빌라 장악한 일당 적발

입력
2024.04.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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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4명 구속·50명 불구속 입건
허위 유치권 내세워 소유주 등 몰아내

인천의 고급 빌라 건설 현장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불법 용역업체 조직원들. 인천경찰청 제공

인천의 고급 빌라 건설 현장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불법 용역업체 조직원들. 인천경찰청 제공

폭력조직원이 포함된 불법 용역업체를 동원해 허위 유치권(법정 담보물권)을 내세우며 고급 빌라를 장악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 상해, 공동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60대 총책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40대 폭력조직원 B씨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4월 인천 연수구 옥련동 등 고급빌라 건설 현장 2곳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하도급 건설업체 관계자 등 7명을 때려 다치게 한 혐의다. 유치권은 부동산 등과 관련한 채권이 생겼을 때 채권자가 이를 돌려받을 때까지 해당 재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A씨 일당은 빌라 시공사나 건축주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과 허위 채권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근거로 자신들이 유치권을 행사한다며 실제 유치권자나 소유주들을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이 1억 원을 주고 동원한 불법 용역업체 소속 조직원 31명 중에는 서울·경기 지역의 폭력조직원 5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현장 총괄팀장 지시를 받고 진입조와 대기조로 역할을 나눠 새벽에 담장을 넘어 건물에 들어간 뒤 폐쇄회로(CC)TV를 부수고 항의하는 피해자들을 집단 폭행한 것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 현장이나 유치권 행사가 진행 중인 집단민원 현장에서 폭력조직원이 동원돼 이뤄지는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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