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5명 중 1명은 경제적 이유로 원하는 때 병원 못 가

입력
2024.04.25 14:04

레녹스-가스토 증후군과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은수

레녹스-가스토 증후군과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은수


밀알복지재단,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하는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 캠페인 전개

밀알복지재단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저소득가정 장애아동을 돕는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 캠페인을 전개한다.

보건복지부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5명 중 1명은 경제적인 이유로 원하는 때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쉽게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신체, 언어, 인지 등이 빠르게 발달하는 성장기의 장애아동들의 경우 장애 진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꼭 받아야 하는 치료마저 받지 못하는 저소득가정 장애아동을 돕는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명인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는 장애아동들이 최적의 치료 시기인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자는 뜻을 담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해당 캠페인을 통해 희소병을 앓고 있는 은수와 나은이의 사연을 소개한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과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은수(10)는 태어날 때부터 호흡이 좋지 않았다.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쉽게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몇 개월이 지나서야 희소병인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소아기에 발생하는 간질 중 가장 심한 형태의 간질)’ 판정을 받았다. 경기 증상이 악화돼 호흡 곤란이 오면 즉시 중환자실을 가야 한다. 엄마는 언제 은수에게 응급상황이 올 지 몰라 매 순간 두렵다.

게다가 은수는 척추도 심하게 휘어 있다. 척추에 처음 의료기기를 심었을 때가 고작 5살. 은수는 지금까지40회가 넘는 수술을 받았다. 휘어버린 척추가 폐를 누르고 있어 호흡이 어려운 은수에게는 더욱 위험한 상황이다. 엄마는 은수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월 150만 원 이상 발생되는 의료비는 혼자서 은수와 은수 동생까지 돌보며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는 엄마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희소병인 바테르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은이

희소병인 바테르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은이

척추가 심각하게 휘어진 나은(5)이는 신생아 10만 명 중 16명 정도에게서 발생한다는 희소병, 바테르 증후군을 앓고 있다. 바테르 증후군으로 인해 항문 폐쇄와 심각한 척추 측만, 발목 기형 증상을 보이는 나은이는 태어난 지 4일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로도 나은이에겐 인공 항문을 만들고, 기형의 발목을 수술하는 등 어른도 견디기 힘든 크고 작은 수술이 이어졌다. 그러나 나은이는 앞으로도 14번 이상의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엄마는 나은이가 견뎌낼 수 있을지 두렵기만 하다.

나은이 엄마의 마음을 짓누르는 건 또 있다. 혼자서 나은이를 키우는 엄마가 혼자 감당하기엔 버거운 수술비와 비급여 항목 치료비들이다. 시각장애로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엄마는 나은이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일을 구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설상가상 나머지 한쪽 눈의 시력도 저하되고 있다. 언제 두 눈을 잃을 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엄마는 자신보다 나은이 걱정뿐이다.

캠페인은 밀알복지재단 공식 홈페이지를 동해 참여할 수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를 모집하여 국내 장애아동 치료비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모금된 후원금으로 지원이 시급한 장애아동 가정을 선정해 검진비, 수술비, 의약품비 등 각 가정에 필요한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비용 부담으로 꼭 받아야 하는 치료마저 망설이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장애아동들이 많다”며 “아픈 아이들이 의료비 걱정 없이 제때 치료를 받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 캠페인에 시민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밀알복지재단은 1993년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목표로 설립된 장애인 복지 전문기관으로,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사업을 비롯해 장애인 특수학교,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공동생활시설 등 장애인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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