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33배 급증한 백일해...12세 이하 어린이 환자가 60%

입력
2024.04.26 16:31
수정
2024.04.26 16:3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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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환자 365명...작년에는 11명
최근 10년간 따져도 올해가 최다 환자
1세 미만 영아 감염 시 중증 위험 커

백일해 예방접종. 게티이미지뱅크

백일해 예방접종.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12세 이하 어린이를 중심으로 발작성 기침을 하는 백일해(百日咳) 환자가 지난해 대비 수십 배 급증했다. 2급 법정감염병인 백일해 감염 시 1세 미만 영아는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월 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백일해 환자가 365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11명)에 비해 무려 33.2배 늘었다고 26일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전 최다 발생을 기록한 2018년(152명)의 두 배가 넘고, 최근 10년을 따져도 동기 대비 최다 환자다.

환자 중에는 12세 이하가 216명(59.2%)으로 가장 많고 13∼19세(92명·25.2%), 60세 이상(32명·8.8%)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교육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보고된 경남(182명·49.9%), 경기(56명·15.3%), 부산(47명·12.9%) 순으로 환자가 많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발열은 심하지 않지만 발작성 기침을 일으킨다. 백일해라는 병명도 100일 동안 기침(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간다는 뜻이다. 기침 시 튀어나오는 비말이 병균을 옮기고,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환자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올해 백일해는 유럽 등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2월 25일까지 전년 대비 2.7배 많은 5,242건의 감염이 확인됐고, 네덜란드에서는 지난달 10일 기준 1,749명이 백일해에 걸려 영아 4명이 사망했다.

올바른 손 씻기 6단계.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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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은 국내 유행이 심상치 않자 백신 접종 완료 및 올바른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강조하고 있다. 백일해 예방접종에 사용하는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기본 접종 3회를 마치고, 생후 15∼18개월·4∼6세·11∼12세에 3회를 추가로 맞아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초등학교 입학생의 5차 예방접종률은 96.8%, 중학교 입학생의 6차 접종률은 82.5%였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백일해에 감염되면 주변에 전파할 우려가 커 추가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와 기침 예절도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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