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학 반전시위에 "표현 자유 존중하지만 폭력 시위는 보호 못해"

입력
2024.05.0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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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책 재검토' 질문에는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전역 대학교 캠퍼스에서 번지는 가자지구 반전 시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면서도,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대학 시위로 인해 미국의 근본적인 원칙인 표현과 집회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시험을 받고 있다면서 "둘 다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하고 평화 시위만 보호받는다"며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평화 시위가 아니라 불법이며 공공 기물 파손, 무단 침입, 창문 깨기, 대학 캠퍼스 폐쇄, 수업과 졸업식을 취소하도록 만드는 것 모두 평화 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에 반대 의견은 필수적이지만 반대 의견이 무질서로 이어지거나 학생들이 학기와 대학 교육을 마치지 못하도록 다른 사람의 권리를 부정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유대주의든 이슬람 혐오든 아랍계 미국인이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이든, 혐오 발언이나 어떤 종류의 폭력도 미국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표현할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최근 대학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공권력 투입으로 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경찰은 뉴욕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 포드햄대 위스콘신대 등에 강제 진입해 시위대를 체포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는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 시위 캠프를 습격하는 폭력 사태까지 빚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로 인해 중동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질서 회복을 위해 대학에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런 때에는 항상 정치적으로 점수를 따려고 몰려드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선 경쟁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대학 시위의 강경 진압을 촉구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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