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찬 채 떠돌다 극적 구조된 사람 바라기 비글

입력
2022.07.24 17:31
수정
2022.08.04 10:47
구독

[가족이 되어주세요] <345> 6세 추정 수컷 '공자'


비글 '공자'(6세 추정∙수컷)는 3년 전 복수가 찬 채 떠돌다 지자체 보호소로 들어와 안락사 명단에 올랐으나 구조돼 건강을 회복하고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 '공자'(6세 추정∙수컷)는 3년 전 복수가 찬 채 떠돌다 지자체 보호소로 들어와 안락사 명단에 올랐으나 구조돼 건강을 회복하고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019년 8월 충남 당진시가 운영하는 보호소에 한눈에 봐도 건강 상태가 심각해 보이는 비글이 입소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올라온 사진 속 비글은 부풀어 오른 배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초점 없는 눈으로 누워만 있었습니다. 공고 속 특이사항에는 '순함, 교통사고로 인한 복강내출혈, 다리골절, 위독함'이라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글이 보호소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는 없었고, 상태가 심각해 안락사 명단에 올랐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공고를 보자마자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하고 개의 구조와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동물병원에서는 진료 결과 공고에 올라온 교통사고가 아닌 복수로 인해 배가 부풀어 오른 상태라며 심장사상충 말기로 진단했습니다.

지자체 보호소에 들어온 공자는 한눈에 봐도 위독해 보였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지자체 보호소에 들어온 공자는 한눈에 봐도 위독해 보였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개의 상태가 위독했기 때문에 수술 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활동가들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밥을 먹는 등 삶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은 구조한 개에게 '공자'(6세 추정∙수컷)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대학병원으로 이동한 공자는 힘든 수술을 잘 견뎌냈습니다. 수술로 꺼낸 사상충 벌레만 22마리였다고 합니다. 비구협 관계자는 "목숨을 담보로 감행한 수술이었다"며 "다행히 공자가 수술을 견뎌내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폐성 고혈압약을 먹어야 하지만 노는 것과 사람을 좋아하는 공자.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폐성 고혈압약을 먹어야 하지만 노는 것과 사람을 좋아하는 공자.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공자는 비록 폐성 고혈압약을 평생 먹어야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전혀 아픈 티를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에너지 넘치고 식탐도 많고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고 해요. 식탐이 많아 밥이나 간식을 줄 때만 관리하면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애교도 많다고 합니다. 김해경 비구협 운영과장은 "공자는 폐성 고혈압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심장병이 있음에도 에너지와 호기심이 너무 많아 무리한 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차분함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나이 들거나 질병이 있는 개들은 입양 순위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도 반려견으로 충분히 사랑받으며 살아갈 자격이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나이 들거나 질병이 있는 개들은 입양 순위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도 반려견으로 충분히 사랑받으며 살아갈 자격이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해맑은 모습의 공자.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해맑은 모습의 공자.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김 과장은 이어 "나이 들고, 질병이 있으면 입양 가족을 만날 가능성이 낮은 게 사실이라 안타깝다"며 "사람을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공자에게 보호소가 아닌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url.kr/cmbu49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