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미국 금리 얼마나 오를까, 관전 포인트는...

입력
2023.01.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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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25%포인트 인상 유력하나
서비스 물가 상승 지속·원자재 반등
5% 넘게 올려 물가 재상승 차단 여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2022년은 유례없는 금리 급등기였습니다. 많은 분이 '올해는 금리가 내렸으면' 하고 희망할 거예요. 한국은행은 2월 23일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요. 현재 기준금리 3.5%를 유지할지, 추가 인상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그에 앞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요. 우리 시간으로 2월 2일 새벽 기준금리를 결정하죠. 원·달러 환율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은은 미국 기준금리를 통화정책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어요. 그만큼 우리도 미국의 결정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얘기예요.

"美 기준금리 0.25%p 오를 것"... 이유 2가지

미국 선물시장에 반영된 2월 FOMC 전망1bp=0.01%p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

19일 현재까지 2월 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의견이 모여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비교적 적은 폭이에요. 지난해 미국은 4번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인상(자이언트스텝)했거든요. 현재 소폭 인상을 전망하는 이유는 ①금리 인상의 계기가 된 물가 상승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②주요국 침체 위기가 번져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예요.

물가 상승률부터 볼게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 전년 대비 9.1%로 정점을 찍고 6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어요. 12월 CPI는 6.5%까지 떨어졌죠. 평균 시간당 임금도 12월 4.6%까지 하락했고요, 가장 최근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6.2%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뚝 떨어졌어요. PPI는 시차를 두고 CPI에 영향을 줘요.

반면 강도 높은 긴축의 부작용으로 침체 위기는 고조되고 있죠.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성장률을 1.7%로 전망했어요. 6월 전망(3%) 대비 1.3%포인트나 낮게요. 여기에 고물가, 고금리의 팍팍한 살림살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요. 12월은 연말을 맞아 소비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데요.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지수는 예측치(-0.8%)를 크게 밑도는 -1.1%까지 떨어졌어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에너지 외 물가

중국 최대 명절 춘절(春節·음력설)을 앞둔 18일 상하이 훙차오역에 인파가 가득 차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최대 명절 춘절(春節·음력설)을 앞둔 18일 상하이 훙차오역에 인파가 가득 차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더 중요한 것은 연준이 앞으로 얼마나 더 기준금리를 올리고, 정점에 도달한 금리를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지예요. 3월 4.75~5%까지 올린 뒤 빠르면 9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게 이날 시장의 기대예요.

하지만 연준 인사들은 계속해서 "최종금리가 5%를 넘길 수 있다"고 시장에 경고해요. 현재 미국 기준금리(4.25~4.5%)보다 적어도 0.75%포인트는 더 올려야 한다는 건데요. 심지어 "2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야 한다"(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강경 발언도 나와요.

전체 물가지수는 떨어지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좀처럼 꺾이지 않는 항목들이 있거든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FOMC 당시 서비스 물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어요. "서비스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원하는 곳(물가상승률 2%)으로 가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할지 모른다"고 했죠. 파월의 우려대로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지난달 전월 대비 0.5%로 상승폭을 확대했어요.

최근 물가가 둔화하고 있는 건 경기침체 우려에 유가가 전쟁 이전(70달러~80달러)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기미에 최근 82달러까지 다시 상승했어요. 물가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얘기예요. 중국 기대감은 구리 가격을 7월 기록한 저점 대비 30%나 끌어올렸어요. 박승진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당장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아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추후 상품가격 하락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어요.

"시장의 지나친 기대, 연준 자극할 수도"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한 달 만에 2,400선을 '터치'했다. 뉴시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한 달 만에 2,400선을 '터치'했다. 뉴시스

지금까지의 설명을 종합하면 '물가와 경기에 관한 연준의 판단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어요. 설 연휴 이후부터 FOMC 직전까지 물가·경기 지표인 지난달 미국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와 미국 성장률(GDP)이 발표되는데요.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분석이에요. 지금까지 나온 지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에요.

대신 시장의 기대가 연준의 '매파 본능'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관점이 있어요. 섣부른 기대는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FOMC 직전 주식시장의 상승폭, 채권 금리 인하폭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면 연준은 0.5%포인트를 올려서라도 주도권을 쥐려고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어요.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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