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반란군 총 맞고 숨진 정선엽 병장, 조선대 명예졸업장 추진

입력
2023.12.07 15:35
수정
2023.12.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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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본부 벙커 앞에서 총탄 맞아 사망
조선대 "참된 군인 정신 기리고자"
고 장태완 수경사령관도 조선대 출신

1979년 12월 13일 반란군에 맞서다 숨진 고 정선엽 병장. 동신고등학교 동창회 제공

1979년 12월 13일 반란군에 맞서다 숨진 고 정선엽 병장. 동신고등학교 동창회 제공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에 맞서다 숨진 정선엽(1956~1979) 병장에 대해 조선대가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한다. 정 병장은 흥행 중인 영화 '서울의 봄'에 등장한 조민범 병장의 실존 인물이다.

7일 조선대에 따르면 1956년생인 정 병장은 조선대 전자공학과 77학번이다. 그는 국방부 헌병대 소속으로 복무하던 중 제대를 약 3개월 앞둔 1979년 12월 13일 오전 1시 40분쯤 육군본부 지하 벙커에서 반란군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국방부를 점령한 반란군이 정 병장의 소총을 빼앗으려 하자 끝까지 저항하다 현장에서 사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병장은 사망 당시 23세로 광주 조선대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동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대 재학 중 입대했다. 지난해 12월 육군본부가 정 병장을 순직자(직무 수행이나 교육 훈련 중 사망한 사람)에서 '전사자'로 인정하면서 43년 만에 명예회복이 이뤄지기도 했다.

조선대는 유족 측에 연락을 취하고 단과대 교수회의 등을 거쳐 명예졸업장 수여를 준비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1월쯤 졸업장 수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 측은 "반란군을 막기 위해 스러져간 정 병장의 참된 군인 정신을 기리고자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우성은 실존 인물인 장태완 전 수령사령관을 모티프로 한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을 연기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우성은 실존 인물인 장태완 전 수령사령관을 모티프로 한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을 연기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속 이태신(정우성) 수도경비사령관의 실존 인물인 장태완 전 수령사령관(육군 소장)도 조선대 출신이다. 1931년생인 장 전 사령관은 대구상고를 졸업한 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열아홉 살의 나이로 육군종합학교에 갑종 장교로 지원, 소위로 임관하면서 대학에 가지 못했다. 그러나 1952년 광주에 군사교육총감부가 설치되고 조선대가 위관·영관 장교 위탁 교육을 맡으면서 장 전 사령관은 조선대 법학과 학위를 받았다.

영화 '서울의 봄'의 주요 장면들도 조선대 교정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은 영화 초반부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과 전두광(황정민) 보안사령관이 복도에서 대립하는 장면을 조선대 본관 1~3층 복도에서 촬영했다. 조민범 병장이 숨진 육군본부 지하벙커 입구는 본관 뒤편 지하대피소에서 촬영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도한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은 5일 기준 관객 수 506만 명을 넘어섰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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