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광주항쟁 때 유치원 다녀...미안함 없다" VS 임종석 "뺄셈 정치 안 돼"

입력
2024.01.22 11:25
수정
2024.01.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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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우리 세대, 훈계 들을 이유 없다"
'친문·86세대 불출마' 압박에 임종석 반박
"이재명 대표만으로 총선 치를 수 있나"

임종석(왼쪽 사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연합뉴스

임종석(왼쪽 사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세대 용퇴론을 둘러싸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총선의 큰 시대정신 중 하나가 소위 말하는 운동권 특권 세력의 청산"이라며 "저는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들을 마음 깊이 존경한다. 그렇지만 민주화 운동은 우리 국민 모두의 공이자 넥타이 부대의 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인용해 "그때 정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헌신한 분들이 과연 임종석 전 비서실장처럼 몇십 년 내내 기득권으로 정치하고 있냐. 고인 물로 남아서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막고 있냐"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동시대 학교를 다닌 친구들, 선후배들에게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나온 발언)며 임 전 실장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저는 92학번이다. 제가, 우리 세대가 특별히 누구에게 미안함을 가질 이유는 없다"며 "저는 1980년 광주항쟁 때 유치원에 다녔다. 누구에게 미안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도 열심히 살아왔고 도덕적 훈계를 들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정치권의 86세대 용퇴론 압박에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특정 세대가 특정 세대를 또는 특정 세력이 특정 세력을 배격하는 형태로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뺄셈 정치'로 가면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첫 번째 대의와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구갑 지역구에 출마할 계획이다.

임 전 실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 변화와 쇄신은 필요하지만 "문재인 정부 전체를 겨냥해 대립시키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만으로 총선을 치를 수는 없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 때 일했던 많은 사람들의 참여도 '덧셈 정치'인 것"이라며 "배척하는 정치를 해서 이 대표에게, 민주당에게, 또 총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직격했다. 또한 당내 세력 간 대립이 이어질 경우 제3지대로 탈당 행렬이 늘어날 수 있다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이제는 누가 잘 관리하고 통합하고 연대하느냐의 경쟁"이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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