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얌체' 계정 공유 단속 나선 넷플릭스

입력
2024.02.13 15:00
수정
2024.02.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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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공유 이용자에 임시 코드 발송하고 인증 요청"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정공유 제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공유를 유지하고 싶을 경우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정공유 제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공유를 유지하고 싶을 경우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회원님의 디바이스는 이 계정의 넷플릭스 이용 가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계정 공유 이용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계정을 공유하는 이용자가 같은 집에서 같은 와이파이를 이용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안내장을 발송하면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달 말 국내에서도 계정 공유 이용자 단속을 시작했다. ①계정을 공유한 일부 이용자에게 임시 코드를 발송하고 ②임시 코드를 받은 이용자는 2주 안에 '넷플릭스 이용 가구'의 와이파이와 연결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위치에 연결된 디바이스, 즉 TV와 연결된 와이파이에 접속해야 한집에 사는 가족임을 증명할 수 있다.




계정을 공유한 이용자들은 '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기본 위치 값(IP 주소, 디바이스 ID 등)을 벗어난 것이 감지되면 넷플릭스가 동일한 위치에 거주하는지를 꾸준히 확인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용 가구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됐는지 인증하도록 했다.

넷플릭스는 비동거인에게 계정 공유를 하는 경우 한국 기준으로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만약 따로 사는 가족이 계정을 공유한다면 한 달에 한 번 기본 위치로 설정된 집을 방문해 해당 와이파이로 영상을 시청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고려하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도 계정 공유 단속 나설 듯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계정 공유 이용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계정 공유 이용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디즈니플러스도 올해 여름부터 계정 공유 단속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 약관을 바꿔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후 한국의 서비스 약관에도 "계정을 가구 외에 공유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휴 존스턴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여름부터 부적절한 공유가 의심되는 계정에 자체 구독을 시작할 수 있는 새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단속을 직접 예고했다.

OTT 업체들이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서는 건 줄어드는 이용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단속 정책 시행 후 오히려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 신규 설치 사례는 지난해 10월 27만426건, 11월 38만5,835건, 12월 40만2,534건으로 증가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이용자의 상당수는 무료 공유를 막으면 구독을 해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OTT 업계 관계자는 "OTT 시장이 포화 상태라서 서로 가입자를 뺏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계정 공유를 막으면 일부 구독자가 떠나겠지만 충성 고객은 다시 서비스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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