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 너 믿는다"...티빙이 국내 OTT 최초 '광고 요금제' 꺼낸 까닭은

입력
2024.02.15 16:00
수정
2024.02.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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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다음 달 4일 '광고형 스탠다드' 출시
광고 보는 대신 구독료 4,000원 저렴

티빙, tvN 제공

티빙, tvN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국내 OTT로서는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AVOD)를 내놓는다. 광고형 요금제는 기존 구독료보다 낮은 요금으로 OTT를 구독하는 대신 콘텐츠를 볼 때 광고를 보는 형태의 요금제다.

티빙은 다음 달 4일부터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티빙의 최저가 요금제인 '베이직'보다 4,000원 저렴하다. 화질은 기존 '스탠다드' 이용권과 같은 1,080P(풀 HD)를 제공하고 같은 계정으로 동시 접속도 최대 2개까지 가능하다. 구독료로는 더 비싼 '베이직'보다 좋은 조건이다.

이용자들은 '환승연애3' '이재, 곧 죽습니다' 등 티빙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모회사 CJ ENM 등 생방송 채널과 각종 스포츠 중계도 이용할 수 있다. 인기 채널 콘텐츠를 본 방송 후 바로 OTT로 볼 수 있는 '퀵VOD'와 콘텐츠 다운로드 기능도 쓸 수 있다. 단 '헤일로' 등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서비스하지 않으며 모바일 앱의 방송을 TV로 연결해 볼 수 있는 크롬캐스트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전체 가입자 20∼30% 광고형 요금제 이용할 것"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와 기존 요금제 비교표. 티빙 홈페이지 캡처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와 기존 요금제 비교표. 티빙 홈페이지 캡처


광고를 보는 대신 구독료를 낮추는 광고형 요금제는 이미 해외 OTT에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업계의 절대강자인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부터 광고형 멤버십을 도입했는데 1년이 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 광고형 멤버십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5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뒤이어 디즈니플러스가 2022년 12월, 아마존 프라임은 지난달 미국을 시작으로 광고 요금제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OTT 업체들은 광고 요금제를 들이는데 조심스러웠다. 주로 국내 시장을 무대로 경쟁하는 만큼 광고주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지고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클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앞서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광고 요금제로 이용자 수도 늘고 실적도 개선했기 때문에 CJ ENM도 더 이상 망설일 상황이 아니라고 본 것.

CJ ENM이 한국프로야구(KBO)의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것도 호재다. 스포츠 콘텐츠가 OTT 시장에서 신규 이용자 유입과 활성화를 보장하는 킬러 콘텐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야구 중계는 공수교대 등 시점에 중간 광고를 내보내는 중계가 일반화해 있어 시청자들의 거부감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7일 진행된 CJ ENM 콘퍼런스콜에서 "광고 요금제가 3월 시작하면 이 시점에 맞춰서 프로야구 KBO 독점 중계가 시작되기 때문에 광고 사업에 굉장히 호재"라면서 "가입자 전체의 20∼30%를 광고요금제가 차지하면서 매출이 대략 10% 정도 늘 것"으로 예상했다.

티빙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의 풍성한 혜택과 기능을 탑재한 광고형 요금제 출시를 통해 티빙의 독보적인 콘텐츠를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미디어 시장 변화에 발맞춰 국내 디지털 광고시장 활성화를 통해 K-OTT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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