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심판론' 경쟁... 조국 "데드덕이 목표", 이재명 "더불어몰빵, 헷갈리면 안돼"

입력
2024.03.19 18:30
수정
2024.03.21 16: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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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 진용' 조국혁신당-민주비례연합
용산 대통령실 앞서 "尹 심판론" 출정식
30분 간격 시간 차 회견, 선명성 경쟁
조국 "윤석열정권 데드덕이 목표" 목청
조국혁신당 상승세에 민주당도 견제구
선거 임박할수록 신경전 갈수록 고조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각자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각자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몰빵'이냐 '지민비조'냐. 4·10 총선 비례대표 의석수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간 선명성 경쟁의 막이 올랐다. 겉으로 윤석열 정부에 맞선 '원팀'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두 정당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서서히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조국 "관권선거 국정조사 하겠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각 당 후보들이 모두 모여 사실상의 출정식을 열었다. 30분 간격으로 열린 윤석열 정부 심판 기자회견은 누가 더 심판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자리였다. 먼저 '이종섭 임명철회 및 해병대원 순직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나선 윤영덕 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 논란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범죄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했다"면서 "헌법과 관련 법률에 의해 합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할 정부가 범인을 도피시키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비례대표 후보들도 "대통령실은 사건의 조작· 은폐· 축소에만 몰두하더니 피의자를 도피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규탄사를 낭독했다.

이어 같은 자리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기자회견에 비례대표 후보들과 나선 조국 대표는 더 선명한 공격으로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전국 민생토론회를 거론한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은 관권을 동원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며 "조국혁신당은 22대 개원 직후 ‘윤석열 대통령의 관권 선거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이동한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당 등과 힘을 합쳐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시키겠다"며 "1차적으로 윤석열 정권 레임덕을 만들고, 2차적으로 데드덕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 지지자가 '민주당에게 몰빵'이라는 의미로 빵을 쓴 풍선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 지지자가 '민주당에게 몰빵'이라는 의미로 빵을 쓴 풍선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 박지원 비판

선명성으로 중도층부터 기존 민주당 지지층까지 잠식하는 조국혁신당을 지켜보는 민주당 심기는 편치 않다. 이날 강원 춘천을 찾은 이재명 대표는 "요즘 우리가 잠시 헷갈리고 있는 거 같은데 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고 강조했고, 비례후보인 백승아 민주연합 공동대표는 "'더불어몰빵'으로 심판하자"고 외쳤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시사in 유튜브에서 "조국혁신당 명예당원도 좋다"고 말한 민주당 소속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 원장을 향해 "명예당원을 하려면 거기서 해야지,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최근 '선거 시기 타당 후보를 지원하는 행위’를 해당 행위자로 규정해, 엄중 처벌하겠다는 공문을 전국 시도당에 발송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박 전 원장 발언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지만 전면전으로 확전될 양상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일단 민주당을 '큰집'이라고 규정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20% 안팎을 상회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만큼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있다. 조국혁신당 상승세에 대해 조 대표가 "윤 대통령도, 민주당도 싫어서 조국혁신당을 지지했다"고 한 언론 보도가 논란이 되자, 조 대표는 "일부 기자들이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이간질을 시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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