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문 동부 지진에 놀란 미국, 7년 만의 개기일식에 반색

입력
2024.04.07 11:20
수정
2024.04.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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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뉴욕 유엔 회의장 ‘흔들’
일식 관광 특수… “8조 원 효과”

5일 도시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5일 도시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드물게 나타나는 자연 현상 두 가지가 미국에서 맞물렸다. 최근 10년 사이 없었던 동북부 대형 지진에 놀란 미국인들이 7년 만의 개기일식에는 반색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5일 오전 10시 23분쯤(미 동부시간 기준) 뉴저지주(州) 헌터돈카운티의 화이트하우스역 부근에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금요일에 발생한 지진은 진앙에서 동쪽으로 약 65㎞ 떨어진 뉴욕시를 흔들었다. 세계 금융 중심지이자 관광 명소인 뉴욕시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이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열리던 뉴욕 유엔 본부에서도 진동이 감지돼 브리핑이 잠시 멈추기도 했다. 다만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미국 동북부 지역은 규모가 4를 넘는 지진이 좀체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지진이 2011년 버지니아주가 진원인 규모 5.9 지진 이후 미 동부에서 가장 큰 지진이라고 보도했다. 뉴욕·뉴저지 주민들은 최근 대만 강진 발생 소식을 접한 터라 더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진을 자주 겪는 서부 주민들은 별일도 아닌데 동부가 호들갑을 떤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지진은 규모에 비해 넓게 퍼졌다. 진앙에서 350㎞ 넘게 떨어진 보스턴에서도 건물이 떨렸다. 이날 지진으로 미국 인구의 8분의 1가량인 4,200만 명이 흔들림을 느꼈으리라는 게 USGS 짐작이다. 지진파가 이렇게 멀리 퍼진 것은 미국 동부의 지질이 ‘밀도가 높은 오래된 암석’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USGS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8일 미국과 캐나다 일부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을 사흘 앞둔 5일 미 뉴욕주 나이아가라폴스 주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전시물을 촬영하고 있다. 나이아가라폴스=로이터 연합뉴스

8일 미국과 캐나다 일부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을 사흘 앞둔 5일 미 뉴욕주 나이아가라폴스 주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전시물을 촬영하고 있다. 나이아가라폴스=로이터 연합뉴스

8일 낮 예정된 개기일식(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들어가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도 희소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이다. 다음 기회는 21년 뒤인 2045년이라는 게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예고다.

이렇다 보니 남부 텍사스주와 북동부 메인주를 대각선으로 잇는 개기일식 관측 가능 지역이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다. 6일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일식으로 유발되는 경제 효과가 총 60억 달러(약 8조1,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미국 공화당 소속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은 5일 엑스(X)에 “신은 미국에 회개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진과 일식,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이 오고 있다”며 비과학적 예언을 담은 글을 써 빈축을 샀다. 그는 극우적 언행으로 자주 물의를 빚은 ‘친(親)트럼프’ 인사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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