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차수막까지 휩쓸린 부산 광안리...도로는 쓰레기장

입력
2022.09.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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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접한 부산 광안리 태풍 피해 커
제주도는 해변 모래·잔디 다 휩쓸려 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 도로에 파도에 쓸려온 부유물이 쌓여 있다. 독자 제공 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 도로에 파도에 쓸려온 부유물이 쌓여 있다. 독자 제공 뉴스1

바다와 인접한 부산 광안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서봉연 수변지역발전협회장은 "파도가 너무 세다 보니까 옆 건물의 차수막 세운 부분이 다 휩쓸려 가서 거의 1층까지 침수가 된 것 같다"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거리는 파도에 쓸려온 온갖 쓰레기로 엉망진창이라고도 했다.

서씨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옆 건물이 (차수막을 이미 설치한) 우리를 따라 차수막 설치를 한다고 했는데 피해를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변공원이다 보니까 현수막이나 바리케이드 같은 장애물이 다 넘어와서 도로 위가 완전 엉망진창"이라며 "지금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데 (광안리 일대 거리가) 보도블록이나 이런 게 다 일어나 가지고 엉망진창, 거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서씨는 가게에서 뜬눈으로 지샜다고 한다. 그는 "파도 칠 때는 2층으로 올라오고, 파도가 안 칠 때는 내려가서 점검하면서 밤새 상가를 지켰다"며 "새벽에는 방파제를 넘어왔던 파도가 지금은 많이 잠잠해졌다"고 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만 물에 잠겼다"며 "(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태풍) 매미 때 피해가 너무 커 건물 앞에 차수막을 설치했는데, 이번에 그 덕을 많이 봤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는 "매미 왔을 때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오니까 1층 전체를 다 쓸어가 버렸다"며 "(이번 힌남노가) 매미 때보다 더 강한 것 같은데, 물이 1층 안으로 못 들어오게끔 건물 앞에 차수막을 설치하니까 이번에는 피해가 작았다"고 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통과한 6일 오전 제주시 오라동 인근 도로 옆에 서 있던 나무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채 뽑혀있다. 뉴시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통과한 6일 오전 제주시 오라동 인근 도로 옆에 서 있던 나무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채 뽑혀있다. 뉴시스

제주도 또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의 나경홍 하모1리 이장은 "하모 해변이 전부 모래가 유실될 정도로 다 쓸려갔고, 평상시에는 파도가 오지 않은 곳의 잔디밭까지 다 쓸려갔다"며 "해안도로 주변 가로수들이 사철나무 같은 해수에 잘 견디는 나무들이었는데 다 뽑히고 꺾이고 할퀴었다"고 말했다.

어선을 운행하는 그는 "배도 3, 4일 전에 미리 안전한 곳으로 다 대피했고, 큰 배들도 육상에 계류해 포박을 2번, 3번 했다가 또 모자라서 줄을 6번, 7번 단단하게 해서 잘 견뎠다"면서도 "엄청난 피해를 줬던 태풍 매미 이후로는 해수욕장 잔디밭까지 파도가 밀려온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파도가 너무 거칠고 너무 높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그제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농작물도 전부 다 쓸렸다"며 "다 버리는 것이 아니고, 종자를 심어놔 내년에 수확해야 하는데 이미 종자가 다 썩고 망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브로콜리 종자나 양배추 종자는 해수 맞아서 말라비틀어질 것이고, 마늘은 다 그냥 물에 쓸려가 인력 동원해서 (복구)하더라도 3분의 1을 살릴까 그 정도"라며 "가옥도 돌담집이 무너지고 창고 도로도 침수됐는데 다행히 아직 인명피해는 보고된 게 없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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